
앞으로 4개월 후면 내 나이 서른이다.
물론 다음 달 이맘때쯤이나 12월 말, 그리고 내년 1월 1일에는 지금과는 또 다른 기분이 들겠지만 지금이 ‘이제 코앞이구나’ 하는 기분이 피부로 와닿는 시기인 것 같다.
사실 나 스스로 나이 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왔다고, 혹은 나잇값 안 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평생 한번 맞이하는 서른이란 나이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기준에 의한- 30대 한국남성의 한 명으로 편입되기엔 나는 정신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많은 것이 부족하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한국사람이라면 그래야만 된다는 고정관념이 되어버린 ‘서른 살 전에 안정된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하거나 또는 할 준비를 하고 내 집마련을 위해 얼마만큼 저축을 하고…’ 이 공식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적용되는 것이다.
난 서른을 앞두고 기대나 걱정보다는 이러한 현실에 대한 불만이 앞선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과 세상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해소할만한 능력도, 마땅한 방법도 찾아내지 못하는 나 스스로에게 또 한 번의 불만을 느낀다.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하나둘씩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점점 내 주변에 늘어나는 마음에 안 드는 것들.
나는 이런 것들이 싫다.
옳고 그름에 대해 이야기하려들지마라.
서로 그렇게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면서 서로 그렇게 손가락질해 대며 서로 왜 그렇게 사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차다 결국엔 같은 결말을 맞이하는 것.
그게 인생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