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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틀러 7: 왕국으로 가는 길

원래 작년에 나온다고하던 ‘세틀러: 킹덤 오브 안테리아’가 아직까지 나올 낌새를 보이지 않는 현재 세틀러 시리즈의 최신작은 무려 5년 전에 나온 세틀러7이다.

사실 그사이 공백에 세틀러 온라인이 존재하긴 하지만 현질 요소가 포함된 웹게임인지라 난 세틀러 시리즈와는 별개로 본다.

2010년도 게임이지만 그래픽은 지금 봐도 충분히 괜찮은 수준이고 특유의 동화 같은 색감과 아기자기한 디자인은 시리즈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출시 전 트레일러에서부터 강조 했지만 세틀러7은 멀티 플레이에 중점을 맞춰 제작되었다.

당시엔 이미 패키지 게임들도 멀티플레이의 비중을 높여 게임 수명을 늘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전통적인 싱글플레이 게임이던 세틀러도 멀티플레이를 강화해 변화를 모색하려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멀티플레이를 강조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싱글과 멀티를 확실히 구분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 것이다.

원래 전통적으로 세틀러 시리즈의 묘미는 느긋하게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을 구경하며 도시를 설계하고 자원을 관리하며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데에 있었다.

하지만 세틀러7 에서 멀티플레이를 위해 새로 도입된 빅토리 포인트가 이걸 다 망쳐 놓았다.

빅토리 포인트는 말 그대로 승리 점수로 현재 플레이어(AI포함) 중 최다 군대 보유자, 최다 점령 지역 보유자, 최다 코인 보유자 등 경쟁 목표를 주고 달성하면 점수를 주는 것으로 승점을 채우고 게임에서 승리하게 되는 것이다.

이 빅토리 포인트의 구조상 승점을 따기 위해 빠른 속도로 건설을 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이것은 결국 효율을 따져 정형화된 일종의 빌드 트리를 만들도록 유도한다.

승리를 위해선 더 이상 기존의 세틀러처럼 느긋하고 신중하게 마을과 물류 시스템 설계를 할 시간 따위는 없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포인트를 다 뺏기고 게임 오버가 돼 버리니까 말이다.

즉 이 게임의 매력이었던 느긋한 플레이가 시간에 쫓기는 플레이로 뒤바뀌어버린 것이다.

나는 이 부분에 매우 실망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고 기존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RTS에 익숙한 신규 유저에게는 이러한 플레이 스타일이 자연스러울 수 도 있다.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이런 변화를 도입한 것일 수 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그러려면 싱글과 멀티를 확실하게 구분하고 최소한 싱글의 메인 캠페인만큼은 기존 팬들을 위해 기존의 스타일로 남겨 두었어야 했다는 거다.

싱글 캠페인에서조차 AI 몇 명 넣어놓고 빅토리 포인트로 승부를 내는 말 그대로 AI와 멀티플레이를 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빌드 트리 따져가며 AI와 2:2, 3:1 멀티플레이를 해야 한다면 그냥 스타크래프트를 하지 세틀러를 할 이유가 없는 거다.

킹덤 오브 안테리아에선 세틀러 본연의 색깔과 매력을 다시 느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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