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트 코베인이 예상 못 한 성공에 자신이 구역질 내던 세상 속에 들어와 버린 것을 못 참고 영원히 현실도피를 해버렸다면 펄 잼은 스타의 위치에서도 끊임없이 저항과 반항을 몸소 실천한 밴드였다.
데뷔앨범이 엄청난 성공을 거둔 뒤 거기에 도취하기는커녕 일체의 뮤직비디오 제작 거부와 정규앨범 발매 전 관행과도 같은 싱글 발매 거부.
그리고 자신들의 몸값이 올라가자 공연 티켓 가격을 올리려던 거대 기업 ‘티켓마스터’를 상대로 소송을 건 일 등은 유명하다.
뚜렷한 자기주관 속에 뚝심과 배짱, 뜨겁지만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며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섰던 펄 잼.
이런 평가가 펄 잼이 원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이 보여준 행동들에 대해 우리가 느낄 수 있었던 이미지다.
이러한 투쟁 속에 나온 앨범답게 음악에는 한층 더 날이 서 있는데, 앨범 자켓처럼 우리 안에 갇혀 포효하는 맹수의 모습이 펄 잼 자신스스로라는 느낌을 준다.
[Ten]도 충분히 좋았지만 모든 면에서 전작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노래도 연주도 쥐었다 놨다 하는 요령이 붙은 모습이다.
물론 그렇다고 적당히 봐주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의 Rearviewmirror가 펄 잼 최고의 곡이라고 생각하고, Daughter 같은 어쿠스틱 곡에선 펄 잼의 미래 모습이 엿보인다.



